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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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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꽃 지는 저녁

김경윤



상두꾼도 상엿소리도 없이
꽃상여 한 채 산허리를 넘고 있다

한지에 먹물 번지듯
어스름 내리는 숲새에
목 쉰 두견이 저물도록 우는 저녁

네 속눈썹 같은 저 꽃그늘 아래서
누가, 한 잎 꽃잎으로 누워
무등無等 위에 조각달 하나 새기고 있다





 

예수가 우리 마을을 떠나던 날
-都城 밖 대장장이의 노래

고운기



진달래 꽃 피면 돌아오겠네
벚꽃 만발하면 만나보겠네
그리운 이름들 어디 가도
불러서 모이면 쑥 캐러 가자
봄비라도 내리면 알맞게 맞고서
사랑하던 사람 등에 업고도 가리
허기사 봄도 오면 무엇하리
그대 떠날 때 우리에게 남겨준 것이
서울로 가던 밤 피흘리며
기도해 준 일
가슴마다 허전함으로 슬픔 그득하여
개나리꽃 터졌어도 눈물만 뿌릴 뿐

그대의 아비도 나만큼이나 천한 사람
일생을 목수질하며 살아왔을 땐
아들이 장차 자라 로마의 군인이나 제사장이나
세리가 되어 돈을 벌고
좋은 집에 살며 세상 일은 잊으라고
그렇게 바란 것은 아니었을 테지

허기사 봄도 오면 무엇하리
나귀 새끼 한마리에 몸을 싣고
그대는 가서 서울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그리운 고향 봄이 피어 오른 산천 뒤로 두고
진달래꽃 같은 붉은 피 흘린다니

나는 아직 도성 밖 대장간에 앉아
불에 담근 쇠를 꺼내 망치질 하면서도
이 못이 장차 그대의 손을 뚫고 발을 뚫고
이 만드는 창으로 그대의 가슴를 찌르게 될지
알 수 없다네
알 수 없다네.




 

비수

김광선



거울을 깨트렸다, 오래도록
나만을 우려낸,
잘 닦지 않아 희부옇던
거울을 닦다가 고리를 놓쳤다

순간, 벚꽃이 무더기로 지는 소리
그 흐벅진 함성은
섬광처럼 맹수의 눈빛으로 제각각 빛나고
온 바닥 질펀하게 흐르는 아 정적
차마 발을 뗄 수도 없는,
맨살 같은 봄날의 낙화여

그저 모서리겠거니, 서툰 균열마다
날을 세운 마음의 마디들
겨울 호수처럼 맑던 고요는
격한 손가락 한 매듭처럼 파문이 거칠다
굴절의 흔적마다
서로를 겨누는 빛의 난반사
햇살 한줌 훔쳐보다 반짝,
은회색 피를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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