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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바람의 행보

허만하



눈송이처럼 부드럽게 몸을 틀며 떠도는 벚꽃 꽃잎. 하늘거리는 연초록 잎새의 환한 반짝임. 보일락 말락 가늘게 주름지는 수면에 젖고 있는 나무 그림자. 지평선까지 밀리는 청보리의 물결. 중천에서 휘는 은빛 비의 커튼. 불현듯 자리를 옮기는 가랑잎 발자국 소리. 지면을 따라 흐르는 은백색 눈가루.

모습이 없는 모습으로 태어난 바람. 굴욕처럼 태어난 그때부터 낯선 사물 사이에서 자기 모습을 찾고 있는 바람.





 

힘센 체념

황규관



봄볕에 섞인 것이
하늘의 부드러운 손바닥임을 느낄 때
혹은 화사한 벚꽃 그늘 아래서
옅은 살냄새를 맡을 때는
무언가를 움켜쥐었던 마음의 아귀가
스르르 풀어진 때다
알에서 막 깨어난 어린 새의 부리질 같은
버드나무 새잎이
일순 냇가의 풍경을 바꿔놓는 것도
겨우내 딱딱해진 나무 가지가
자신을 바깥에 내준 순간부터인데
이제 당신도 가라
그래야 내가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다
아주 사소한 햇볕 속에서
다른 세상을 볼 때는
나마저 체념하겠다 눈감는 때,
그 힘이 온몸을 휘젓는 순간이다
당신이라는 흔적이 새롭게 뜨거워져
내가 풍경이 되는 찰나다



 

내게로 온 손

홍승주



시외버스 안, 앞자리의 그가 의자를 한껏 뒤로 젖혔다
느닷없이 내 앞으로 손을 내밀어 제 의자를 껴안았다
그 손에서 석유 냄새가 났다
그는 무거운 등짐을 내려놓지 못한 듯
내내 의자 뒤로 깍지를 끼고 있었다
그 벌어진 입 속으로 벌 나비가 드나들었던가
석유향을 물어 날랐던가

아물지 못한 生에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진물이 흐르듯
창 밖으로 벚꽃이 흩어지고 있었다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그의 손도 뒤척거렸다
남동 갯벌 소금창고를 지날 때쯤
손이 허공으로 들리더니 그는
손등의 중얼거림을 조용히 거두어 갔다

그가 내려놓은 등짐이 순한 짐승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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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