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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벚꽃들

이경림



나, 한때 벚꽃나무 아래 집을 지었지 벚꽃 아래
밥 먹고 벚꽃 아래 책 보고 연애하고 벚꽃 아래
널 낳고 하늘만한 벚꽃 모자를 쓴 채 죽었.....

    엄마, 벚꽃이 피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창백해요
    病的으로 키만 커요 그 밑
    벤치에서 새우처럼 오그리고 누운
    露宿들은 종일 일어나지 않아요  

거리가 왜 이리 고요하냐  
아기 나비 같은 꽃잎들만 떼 지어 몰려다니는 구나
  
    엄마, 벚꽃이 밥이 되진 않으니까요  
    벚꽃이 나비가 되지 않듯이
    
그렇지만 얘야,
벚꽃이피고벚꽃이피고벚꽃이피면.....

바위가 모래사장이 되고 모래사장은
갈매기가 되어 끼룩
날아오르고 갈매기가,
시장이 되어 와글거리면....... 글쎄!
에미들이 문득 진흙이 되기도 한단다. 진흙의.....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되고 어느 날
그 속 끈적한 블랙 홀을 미친 듯 기어올라
가지마다 저렇게.......  

   오, 이런! 진흙...... 엄마,
   비 한번만 내리면 흔적도 없을 거짓....... 엄.
   그저 한 사흘을 슬쩍해 달아날 사기,
   절도, 강간, 협잡.......
   ........그런데, 어쩜, 좋아,
   그 옛날, 땟국물 쪼르르한 행주치마의 야릇한 비린내를 풍기며
   실바람에도 파르르 떠는 不安神經症의,
   恐慌障碍의, 저 환한 엄마들을.

얘야, 그저 한 사흘 이란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연분홍의
한 사흘......




 

버찌들

이면우



아이는 아홉 살 팔 개월이 됐다 화장실 문 안 닫고 오줌발 쏴 십 팔 평 아파트 아침 가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로 채워 놓는다 무어든 뒤집어 벗기 거실에서 제 방까지 대여섯 발짝 풍풍 내닫기 방문 잠그고 랩 흥얼대는 통에 자주 소란해졌다 그런 아이에게 봉투 열면 강아지 불쑥 솟아 고개 까딱대는 편지가 왔다 거기 커다랗게 단 두 마디 너 나 좋아하지? 나 너 찍었어 삼층 바닥까지 솟은 벚나무 무성한 잎 새로 연초록 버찌들 언뜻언뜻 비치더니 어느새 붉고 검은 마침표 찍는 오월 손가락 새에 눌러 보면 영 안 지워질 듯 진보라로 물들였다 그 벚나무 아래 철 이른 수박 실은 포터 머물다 가고 산보 나온 신혼부부 나란히 고개 젖혀 올려다보는 저녁 강아지 편지 발송인에 대해 묻자 아이는 노래하듯 버얼써 끝났어요 걘 바람둥이예요 지금은 내 동무하고 좋아하는 중인 걸요 점점 뜨거워지는 밤 먼저 잠든 아이 이마에 맺힌 맑은 버찌들 손바닥으로 훔쳐 주었다.



 

나무와 소식

오규원



오늘은 한 여자가 우리집 옆을 지나가다가
자귀나무 하나가 오오래 뻗어놓은 가지를 올려보다
가지를 따라 쉬엄쉬엄 허공으로 갑니다
다른 한 여자는 홍매화가
붉은 몽오리를 쏟아놓은 허공을 보더니
무심하게 그곳에 발을 들여놓습니다
그리고 한 남자가 우리집 옆을 지나가다가
산벚나무에서 층층나무로 방해받지 않고 이어져 있는
허공을 보더니
혼자 발자국을 찍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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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