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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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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단장

이면우



그해는 사월이 와도 일이 없었거니
여편네가 건네 준 점심보자기를 끼고
이 현장 저 공사판을 날마다 기웃대다
종내는 시립도서관 벤치
식은 밥 우황 든 소처럼 씹고 있었거니
발 아래 저 자본의 도시는 황사 뿌옇고
내 눈은 저 아득한 한 점
남의 지붕 아래 한 칸 방
그 안에 나만 믿는 입들이 있으니
그 안에 나만 좇는 따스한 눈빛이 있으니
...
그때 문득 한 입 가득 생비린내
눈 부벼보니 밥 우에 벚꽃 몇 이파리
나는 저 깊은 데서부터 천천히 목이 메었어라
묵은 딱쟁이에 생피 돋듯
그렇게 뜨겁게 목이 메었어라
어느 울타리 속의 봄이 가는지
늦게사 눈을 뜨니
천지 가득 활짝 벙근 벚꽃
하늘, 땅 새에 풀풀 날리는
오, 그 죄없는 밥풀때기.



 

봄은 웃음이 붉다

이애경



봄 닿는 곳마다 웃음이 핀다

한 홉 웃음에 뒤란 산수유꽃 피우고 한 됫박 웃음에 거리의 벚꽃 피우고 한 말의 웃음에 온 산 진달래꽃 피우고, 피우고

겨우내 마른 몸에
물이 돈다

긁적긁적, 내 몸이 가렵다




 

산벚나무를 묻지마라

임경림



늙은 산벚나무가 온산을 먹여 살리고 있었다 가부좌 틀고 앉은 벙어리부처를 먹이고, 벌떼같은 하늘과 구름을 먹이고, 떼쟁이 햇살과 바람과새를 먹이고, 수시로 엿듣는 여우비를 먹이고, 툇마루에 눌러앉은 한 톨의 과거와 할미보살을 먹이고, 두리번두리번 못 다 익은 열매들의 슬픔을 먹이고, 애벌레의 낮잠 끝에 서성이는 노랑나비를 먹이고, 먹이고…먹이고,

흘러 넘친 단물이 절 밖을 풀어먹이고 있었다 젖무덤 열어젖힌 산벚나무, 무덤 속에 든 어미가 무덤 밖에 서 있다 퉁퉁퉁 불어터진 시간이 아가아가 아가를 숨가쁘게 불러댄다

산벚나무를 묻지 마라

코 닫고 눈 닫고 귀 걸어 잠그고

문둥이 속으로 들어간 절 한 채

어두워지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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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