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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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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脫
박수진
산벚나무 한 그루
꽃광배 환하게 밝힌 채
참선 중이다.
그 정신의 발광에
자주 감전되어
담배를 피우다가도
컴퓨터를 하다가도
오래 머뭇거린다.
한 번 가까이 가
절하고 싶다.
그러나 마음 뿐,
한 주일이
정신없이 흘러가 버리고
주말 내내
비가 내린 뒤
월요일 아침
산마루 올려다보니
꽃자리 간데 없고
물오른 신록만 일렁거린다.
아, 산벚나무
봄을 전하고
훌쩍 가버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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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김미승
기웃기웃 비 내리는 저녁
몇 대째 버스가 지나갔다, 왔다
떠나기 위해 서 있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커다란 우산을 받쳐 들고 헛것처럼 서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벚나무 몇 그루 함께 젖는다
내 커다란 기다림으로도 다 가리지 못한
만개한 고독을 털어 내며
벚꽃 진다, 누군가 남겨두고 간 메모처럼
깨알깨알 사연들이 불립문자로 흐른다
너는 오지 않고,
몇 생이 더 피고 지는 사이
몇 대의 버스가 더 지나간 사이
나와 내 커다란 우산은 사라지고
헛것인 내가 젖는다
주부가요열창에서 대상을 받고 우는 여자의
아이라인 범벅인 얼굴처럼
생이 아연 단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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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龍仁) 지나는 길에
민영
저 산벚꽃 핀 등성이에
지친 몸을 쉴까
두고온 고향 생각에
고개 젓는다.
도피안사에 무리지던
연분홍빛 꽃너울
먹어도 허기지던
삼춘 한나절.
밸에 역겨운
가구가락 물 냄새.
구국구국 울어대는
멧비둘기 소리.
산벚꽃 진 등성이에
뼈를 묻을까.
소태같이 쓴 입술에
풀잎 씹힌다.
* 도피안사(到彼岸寺) 삼춘(三春) 가구가락(可口可樂): '코카콜라'의 중국식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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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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