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h e r r y c . c o m

unbgm_소리없이







p o e m

s o n g

c h e r r y

n o t e




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봄날

김휘승



봄날, 꽃들은 피는데, 백치 같은 표정으로 마주치는 것은 목련이라고 했다, 속없이, 환하게 눈 가리다가 더 환하게 뿌려지는 것은 그냥 개나리 라고 했다, 떠나든 잊히든 죽든, 꽃 핀다며 비릿하게 번지는 것은 진달래라고, 뜻 지워진 이름을 중얼거린다고 했다, 봄날, 때도 자리도 없이 다 닳았는데,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쏟아지는 것은 그냥 벚꽃쯤으로 본다고 했다. 그렇게 헛구역질로 드러난 몸이, 속 보이듯, 피고 지며 퍼져가는 것밖에 모른다고, 모른다고 했다.





 

번지점프

김석봉



이른 아침, 산책길을 거닐며
밤새 燈을 밝히고 섰던 왕벚꽃들을 보니
창 밖을 내다보는 아이들 얼굴 같기도 하고
지지배배 제비들 수다 같기도 하다

저 녀석들 발목에 색실을 매어 주면 어떨까

아직 어린 녀석에겐 푸른 실을
조금 철이 든 녀석에겐 노란 실을
성숙한 녀석에겐 빨간 실을 매어 주면서
자, 이제 마음껏 뛰어내리렴......
어깨를 툭툭 쳐주며 격려도 해주면
왕벚꽃들은 금방이라도 번지점프를 하듯
形形色色 뛰어내릴지도 모를 일이다

가뿐하게 흩날리는 벚꽃잎들을
어린 풀과 어린 팽나무는
목이 빠져라 아찔하게 올려다볼 테지만
꽃잎 한 장보다 가벼운 햇살,
저 햇살이 늘 그러했던 것처럼
과하지 않게, 넘치지 않게 적당히,





 

구룡폭포 가는 길

곽재구



가시내야
산벚꽃나무 꽃이 피었다.

별들보다도 많이
별들의 꽃가루보다도 많이
별들의 파도소리보다 더 설레이게

가시내야
산벚꽃나무 꽃이 피었다

나이 스물한 살
가슴에 김일성 뱃지를 달고
산벚꽃 꽃잎 같은 작은 입술 오물거리며
우리의 소원 노래를 부르는
너의 원적지는 충청도 해미 어디

가시내야
내 스물한 살 적엔
세상이 온통 시의 꽃밭이어서
꽃 위에서 뒹굴고 씨름하고 한없이 굶고 기다리고
꽃 위에서 술 마시고 울고 사랑하고 토하고
그러다가 꽃이 지면 잠이 들었지

꽃 핀 들판에서는
38선도 지뢰밭도 별게 아니어서
그 혹독한 박정희 씨도 지미 카터 씨도 김일성 씨도
핫바지처럼 다 별게 아니어서
그만 한 두릅에 엮어
대관령 황태 덕장의 눈보라 속에
씨잉 씽 정신 얼얼하게 걸쳐두곤 했는데

가시내야
볼우물 위에
한없이 아름다운 복사꽃 두 잎도 피어서
만물상도 삼일포도 어둠침침한 장전항 포구도
그만 꽃 핀 봄바람이게 만드는

가시내야
꽃이 진 다음에도
또다시 꽃이 피는 마음이 있다.






prev [1][2][3][4][5][6][7][8][9][10][11] 12 [13][14] next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herais



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