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h e r r y c . c o m

unbgm_소리없이







p o e m

s o n g

c h e r r y

n o t e




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내게로 온 손

홍승주



시외버스 안, 앞자리의 그가 의자를 한껏 뒤로 젖혔다
느닷없이 내 앞으로 손을 내밀어 제 의자를 껴안았다
그 손에서 석유 냄새가 났다
그는 무거운 등짐을 내려놓지 못한 듯
내내 의자 뒤로 깍지를 끼고 있었다
그 벌어진 입 속으로 벌 나비가 드나들었던가
석유향을 물어 날랐던가

아물지 못한 生에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진물이 흐르듯
창 밖으로 벚꽃이 흩어지고 있었다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그의 손도 뒤척거렸다
남동 갯벌 소금창고를 지날 때쯤
손이 허공으로 들리더니 그는
손등의 중얼거림을 조용히 거두어 갔다

그가 내려놓은 등짐이 순한 짐승처럼 나에게 다가왔다



 

그늘,·4月의·어머니

박윤배



물괸 웅덩이 내려앉은 산벚나무 꽃잎이 저녁을 환하게 한다. 가벼운 손짓의 바람에도 물살은 일렁이고, 겨울동안 얼었던 나무가 살결에 분바르듯, 피었다가 지는 꽃잎 속으로 천천히 걸어오시는 어머니. 얼음 풀린 땅 위에 분홍의 당신이 보내온 편지가 시커먼 몸통 울먹임 벚나무를 흔들고 있다. 벌떼들도 웅성거린다. 생전 누구든 추위 가려주던 배려의 따뜻한 마음이, 꽃핀 나무가 되어 4월의 길목에 서 계신 걸까.

당신이 그리운 저녁, 나는 강변을 서성이고 싶다. 가끔 들여다보는 어머니 유품인 거울모서리, 남겨진 사진에도 꽃이 피고 있다. 내가 걷는 강변에도 수없이 핀 꽃들, 늘 꽃이 배경인 어머니. 지난 폭풍에 잘려진 가지 옹이 위에도 온기가 전해지길 기다리는가. 물괸 웅덩이는 별빛 소쿠리로 곁에 두고, 물 위에 내 모습 비춰 유리처럼 슬픈 사랑감옥에서 나를 꺼내주려 하신다. 당신 울타리에 나 너무 오래 갇혀 있음을 걱정하시듯 강 건너 진달래 손짓으로 팔 벌리는 어머니. 흙탕물 위 산벚꽃 꽃잎인 나를 이끌고 계신다.



 

상춘

권미덕



가마니 속 보릿등겨
꿀꿀거리는 돼지 소리에 양철뚜껑 들어올리자
바람 일으켜 분분히 마당을 돌 듯

남풍에 쏟아져 흩날리는 꽃잎
백리 벚꽃 길 등겨 빛 모래밭 강시울
푸른 맥 유장한 섬진강
배꽃 하얀 과수원 등 굽은 야생 차밭
잔칫날 장작불 이글거리는 가마솥
부글부글 끓는 국밥인 듯
사월 초순 봄볕에

넘치는 밥물인 듯
꽃굴 속 나들이 행렬
조는 듯 흐르는 듯
차창으로 올려다 본 하늘은
까르르 꽃가지가 자지러질 듯



prev [1][2][3][4][5][6][7][8][9][10][11][12] 13 [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43][44][45][46][47][48][49][50][51][52][53][54] next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herais



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