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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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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따라서 북상하면

이창윤



「마이애미 비치」를 떠난 봄은
「선샤인」 프리웨이를 타고 시속 100마일로 북상하다가
「오칼라」에서 75번 프리웨이로 접어든다.
시속 65마일, 「조지아」주의 속도제한으로
「발도스타」와 「매이컨」을 서서히 지나면
봄은 「애틀란타」에 미리 와서
거대한 소나무들 사이에
「아젤리아」와 「독우드」를 만발시켜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를 먼저 떠나보내고 나는
한 열흘 동안 「애틀란타」에 머물면서
함께 늙어가기에 고마운 동창들과 어울려 골프도 치고
고춧가루를 듬뿍 뿌리는 한국 음식점도 드나들고
그들의 정원 일도 도우다가
그녀의 치맛자락 스친 자리가 완연한
「테네시」와 「켄터키」주의 산을 넘고 계곡을 돌아서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에서
기다리고 있는 봄을 다시 만난다.
나는 그녀를 여기서 며칠 더 머물게 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면 오후에는
「미시간」주의 「훌린트」에 도착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수천 개의 수선화로
봄을 맞기 위하여
겨울 바람에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주워 내고
못다 치운 지난해의 낙엽도 말끔히 끌어내고
정원길을 끼고 도는 돌담도
가지런히 손질 해야 한다.

게능금꽃과 벚꽃이
「미시간」의 호반을 덮어 버리기 전에
「카나다」 국적의 제비와 기러기를 데불고
봄은 또 북상할 것이다
우유빛 감도는 저 빙하의 호수 속에
얼굴을 묻고 잠자는 산봉우리들
이름을 묻지 않고 그 고움만 보고 온
「록키」 산맥에서 만난 꽃들
그 맑은 영혼의 얼굴들이 그리우면
나는 한 열흘간
다시 「카나다」 여행을 떠날 것이다

떠나 언제쯤이면 될까
「제주도」를 떠난 봄이 「부산」항에 이르면
함께 완행열차를 타고
「한」강과 「대동」강을 건너서
「고구려」와 「발해」의 옛 영토를 지나서
저 「시베리아」 벌판이 일시에
꽃으로 덮이는 것을 보는 것은.




 

조선을 거닐던 아라비아 토인

윤향기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 2학년 교실 갈탄 난로는 눈이 벌겋다. 김치 국물에 물든 밥알을 씹어서가 아니라 아라비아 토인*이라고 놀려서가 아니라 촌놈이라고 깔봐서가 아니라 시계를 잃어버린 급장이 옆지기와 의미심장한 웃음에 빨대를 꽂고 의심을 빨아올리며 쩝쩝 낄낄 토인에게 손가락질을 한 때문이었다. 극심한 왕따를 견디지 못한 토인은 자퇴*한 후 국화를 심으며 시를 뿌리고 미투리를 삼으며 시를 짓고 산 이름을 부르며 온몸에 시를 사경寫經하였다 질마재 시성 미당이 그 학교 교수로 부임하던 날은 벚꽃 쏟아지듯 비가 내렸다



*동국대의 전신
*아라비아 토인: 서정주 시인을 학교 친구들이 까만 촌놈이라고 놀릴 때 부르던 별명

 

벚꽃

이윤학



노인 부부는
분식점 철제 의자에 앉아
라면 면발을 걷어들이고 있다.

두터운 안경 알.
김이 서린 안경 알.
검은 뿔테 속
바로 앞을 가린 안경 알.

알루미늄 샤시 문 활짝 열린
분식점 안은 라면 면발
걷어들이는 소리만 남는다.

말이 필요 없어지는 나이
김이 걷히면 국물만 남는다.
신 김장김치 쪼가리
국물에 헹궈먹는다.
저번 生 언젠가 한 번은
와본 곳이라는 생각이
가물거린다.

웃는 눈동자
흰자위만 널린 대낮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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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