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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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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운단다

마종기



우는 아이만 보면 엄마가 되고 싶어
우는 아이만 보면 엄마를 낳고 싶어
어쭙잖게 해탈도 하고 싶어
까맣게 눈 뒤집어
마음속 빈 밭에 어떤 생물이 도사리며 울고 있는지
그게 혹 제 꼬리부터 삼켜
모가지까지 삼켜
영원 회귀한다는 신화 속의 괴물은 아닌지
쓸모없이 나부끼는 내 몸의 하부 구조가
벚꽃들이 난장을 벌이는 광장 구석,
잡초 다발 같은 우주의 유실물에 다름 아닌지, 아니라면
해마다 먹물을 마신 듯 까맣게 울부짖는
이 정처 없는 마음의 진동이
언젠가 잠든 사이
스스로의 남성을 겁탈하여 사산시켜버린
원형복제물들의 합창일지도 모른다는
그리하여 제 어미 목 따고 솟아오른
식물들의 개화기 때마다
귀부터 먹먹해지는 이 오래된 병증을
오색의 음악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칠흑의 절규로 더욱 키워서
마침내 우는 아이를 내 몸 안에 다시 넣어
기어어 우는 아이가 내 몸을 찢고 다시 태어나기를
우는 아이야
우는 아이야
너 정녕 슬프고 서럽거든
어미를 싯누렇게 짓밟아다오
진달래 개나리 아름드리 느티나무
수천의 종자들이 어미 얼굴 한복판에
새 터를 잡고 늙은 바람의 목청이
개운하게 게워지기를
우는 아이야
우는 아이야
네 울음 속에 어미를 담가다오
어미를 낳아다오



 

벚꽃 단장

이면우



그해는 사월이 와도 일이 없었거니
여편네가 건네 준 점심보자기를 끼고
이 현장 저 공사판을 날마다 기웃대다
종내는 시립도서관 벤치
식은 밥 우황 든 소처럼 씹고 있었거니
발 아래 저 자본의 도시는 황사 뿌옇고
내 눈은 저 아득한 한 점
남의 지붕 아래 한 칸 방
그 안에 나만 믿는 입들이 있으니
그 안에 나만 좇는 따스한 눈빛이 있으니
...
그때 문득 한 입 가득 생비린내
눈 부벼보니 밥 우에 벚꽃 몇 이파리
나는 저 깊은 데서부터 천천히 목이 메었어라
묵은 딱쟁이에 생피 돋듯
그렇게 뜨겁게 목이 메었어라
어느 울타리 속의 봄이 가는지
늦게사 눈을 뜨니
천지 가득 활짝 벙근 벚꽃
하늘, 땅 새에 풀풀 날리는
오, 그 죄없는 밥풀때기.



 

동상이몽

장인숙



논 가운데를 반쯤 잘라 먹은
순 우리 동네에만 있는 해가
성질 급해 미리 나온 달에게
바톤 넘길 시간
차를 마시며
그는 벚꽃처럼 너울대고
나는 청청한 마늘순인양 찰랑거리다
이몽중, 너희 둘
깨우쳐 준 아이에게서
수강료 없이 비싼 꿈 하나 깬 오늘
깊어가는 어둠
너, 이다가 나, 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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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