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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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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한 마리가

최춘희



겹벚꽃 그늘 아래서
달팽이 한 마리 더듬더듬
나무를 기어 오른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등짐 진 그의 무게만큼
하늘은 자꾸만 기우뚱
내려앉는데
놀라워라......
보이지 않는 눈으로
지구를 끌고 가는 힘




 

벚꽃, 이 앙큼한 사랑아

최원정



어젯밤 꽃봉오리
햇살 한 줌에
기꺼이 터뜨리고야 말
그런 사랑이었다면
그간 애간장은
왜, 그리 녹였던게요

채 한 달도
머물지 못할 사랑인 것을
눈치 챌 사이도 없이,
무슨 억하심정으로
이 얄궂은 봄날
밤낮으로 화사하게 웃고만 있는게요

한 줄기 바람에
미련없이 떨구어 낼
그 야멸찬 사랑이라면
애시당초 시작이나 말지
어이하여
내 촉수를 몽땅 세워놓고
속절없이 가버리는게요
이 앙큼한 사랑아



 

산벚꽃나무하고 여자 그림자하고

최정례
    


그는 산벚꽃나무와 여자 그림자 하나 데리고 살지요
그는 돈도 없고 처자도 없고 집도 없고 그는 늙었지요
바위 구멍 굴딱지 같은 곳에서 기어나와 한참을 앉아 있지요
서성거리지요
산벚꽃나무 기운없이 늘어진 걸 보니 봄이 왔지요
냄비를 부시다 말고
앓아 누운 여자 그림자를 안아다
양지 쪽에 눕히고
햇빛을 깔고 햇빛을 덮어주고
종잇장같이 얇은 그녀도 하얗게 늙어가지요
산벚꽃나무 장님처녀 눈곱 달듯
한두 송이 꽃 매달지요
그녀의 이마가 그녀의 볼이 따뜻하지요
아니 차디차지요
이 봄은 믿을 수가 없지요
그녀를 눕혔던 자리 아지랭이 피어오르고
그녀가 천천히 날아가지요
산벚꽃나무 너무 늙어 겨우 꽃잎
두 장 매달았다 떨구지요
또 봄은 가지요
그녀는 세상에 없는 여자고
그래도 그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지요
산벚꽃나무하고 여자 그림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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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