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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실직

박정원



뒤늦게 심은 알타리에게
옆에 있던 벚나무
이파리를 한 잎 한 잎
내려놓고 있다

제가 거느렸던 이파리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벚나무와
웃자라기를 원하는 알타리와
여린 알타리싹을 짓밟는 벚나무이파리와
불어대는 바람을 즐기는 저녁 햇살과
저녁노을 주위를 맴도는 고추잠자리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이파리와
알타리가 자라기 전에 얼른 내리기를 희망하는 서리와
벚나무이파리를 들추고 얼굴을 내밀려고 애쓰는 여린 싹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어대는 바람과
갈수록 점점점 기울어지는 햇살과

내가 벌이는 실랑이는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쌀통도 텅 비어있고
밥그릇마저 잃어버렸는데




 

立脫

박수진



산벚나무 한 그루
꽃광배 환하게 밝힌 채
참선 중이다.
그 정신의 발광에
자주 감전되어
담배를 피우다가도
컴퓨터를 하다가도
오래 머뭇거린다.
한 번 가까이 가
절하고 싶다.
그러나 마음 뿐,
한 주일이
정신없이 흘러가 버리고
주말 내내
비가 내린 뒤
월요일 아침
산마루 올려다보니
꽃자리 간데 없고
물오른 신록만 일렁거린다.
아, 산벚나무
봄을 전하고
훌쩍 가버렸구나.




 

그늘,·4月의·어머니

박윤배



물괸 웅덩이 내려앉은 산벚나무 꽃잎이 저녁을 환하게 한다. 가벼운 손짓의 바람에도 물살은 일렁이고, 겨울동안 얼었던 나무가 살결에 분바르듯, 피었다가 지는 꽃잎 속으로 천천히 걸어오시는 어머니. 얼음 풀린 땅 위에 분홍의 당신이 보내온 편지가 시커먼 몸통 울먹임 벚나무를 흔들고 있다. 벌떼들도 웅성거린다. 생전 누구든 추위 가려주던 배려의 따뜻한 마음이, 꽃핀 나무가 되어 4월의 길목에 서 계신 걸까.

당신이 그리운 저녁, 나는 강변을 서성이고 싶다. 가끔 들여다보는 어머니 유품인 거울모서리, 남겨진 사진에도 꽃이 피고 있다. 내가 걷는 강변에도 수없이 핀 꽃들, 늘 꽃이 배경인 어머니. 지난 폭풍에 잘려진 가지 옹이 위에도 온기가 전해지길 기다리는가. 물괸 웅덩이는 별빛 소쿠리로 곁에 두고, 물 위에 내 모습 비춰 유리처럼 슬픈 사랑감옥에서 나를 꺼내주려 하신다. 당신 울타리에 나 너무 오래 갇혀 있음을 걱정하시듯 강 건너 진달래 손짓으로 팔 벌리는 어머니. 흙탕물 위 산벚꽃 꽃잎인 나를 이끌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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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