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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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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신경림



차고 누진 네 방에 낡은 옷가지들
라면봉지와 꾸그러진 냄비
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너희들의 힘으로 살쪄가는 거리
너희들의 땀으로 기름져가는 도시
오히려 그것들이 너희들을 조롱하고
오직 가난만이 죄악이라 협박할 때
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벚꽃이 활짝 핀 공장 담벽 안
후지레한 초록색 작업복에 감겨
꿈 대신 분노의 눈물을 삼킬 때
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투박한 손 마디에 얼룩진 기름때
빛바랜 네 얼굴에 생활의 흠집
야윈 어깨에 밴 삶의 어려움
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우리들 두려운 얼굴 숙이고
시골 장바닥 뒷골목에 처벽혀
그 한 겨우내 술놀음 허송 속에
네 울부짖음만이 온 마을을 덮었을 때
들을 메우고 산과 하늘에 넘칠 때
쓰러지고 짓밟히고 다시 일어설 때
네 투박한 손에 힘을 보았을 때
네 빛바랜 얼굴에 참삶을 보았을 때
네 야윈 어깨에 꿈을 보았을 때
나는 부끄러웠다 어린 누이야
네 울부짖음 속에 내일을 보았을 때
네 노래 속에 빛을 보았을 때


 

배경

송연우



나무의 가슴은
뿌리로부터 내 무릎쯤일까

아름드리 벚꽃나무
살아있는 일할(割)의 몸뚱이가
밤마다 이슬에 젖는다
바람이 쓰다듬다가 울고 간 자리를
조심스레 손가락으로 더듬어본다
부스러진 나무의 마음일까
토막난 실밥이 떨어진다

죽어 가는 벚꽃나무를 배경으로
죽음과 내가 한순간  
사진을 찍는다

찰칵!




 

소연(素淵)을 기다리며

심지향



일 년이 지났다
무심한 사람
수화기를 든다
뚜․뚜․뚜․통화중
다시 수화기를 든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뒤틀린 심사에 비치는
달빛도 차가운데
언제부터
그 곳에 있었나
지천으로 흐드러져 피어버린
벚꽃이 천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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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