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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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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목서
- 어머니를 보내며

정영주



금목서가 왜 쓰러졌는지 모른다
쓰러지면서 진저리치며 터지는
꽃들의 아우성을 어떻게 들었는지도
문득, 그제서야
오랫동안 내가
창문을 열고 뜨락에 나간 적이 없음을 알았다
오래전부터 주인의 손을 타지 않은 나무의 목마름이
쓰러지면서 울음향기를 게워냈는지 모른다
사랑이나, 그리움 같은 거
지극히 사소한 것들이라 비웃은 죄를
금목서는 자신이 자기를 베어 흘린 눈물의 전언으로 내게
건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한번도 심장 깊숙이
들여놓지 못한 세상의 깊고 축축한 것들
금목서 어느 날
주인도 돌아보지 않는 빈 정원을 지키며
지킴이로 세웠던 버팀목, 쓸모없이 커가는
제 하중으로 밀어버리고 바닥에 툭 목숨을 놓는다
어떤 시위일까
맨발로 뛰어나가 금목서 옆구리에
열손가락 깊게 넣고 아픈 향기를 맡는다
다 버리고 눕는 일이 그토록 독한 전언이라면
그 잘린 향에 감전된 채
내 갈빗대 옆으로 스러져 누워도 좋으리라
몸 던져 우묵히 패인 흙구덕
잔뿌리 모조리 일으켜 허공에 내던져진 짓무른 속살
피 뚝뚝 흘리는 황금벚꽃들이 이빨 덜덜 떨며
젖은 땅에 누워 차디찬 관의 즙을 짜는 구나

사랑이
사람에게나 나무에게나 버팀목이 된다는 걸
어디서 배웠는지 쓰러져서야
내게 가르치는 구나




 

쌍계사 가는 길

정세기



벚꽃은 피어 흐드러지지요
은어 떼는 팔딱팔딱 튀어오르지요
바윗돌 엉덩짝에 물살이
찰싹찰싹 달라붙지요
왕대숲엔 죽순이 쑥쑥 뻗어오르지요
살랑살랑 부는 실바람을 휘감고
능수버들 가지는 자지러지는데요
아 요 미칠 것 같은 봄날에 마주친
어느 흠 많은 생인들
서로의 눈에 설레는 꽃빛으로
눈부시지 않을 도리가 있나요



 

봄도다리

정일근



입춘 지나 왕벚꽃 꽃망울
눈 비비다 꽃눈 빨갛게 뜰 때
진해 용원 앞 바다 도다리도
덩달아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추운 겨울 몸 하나로 견디면서
봄이 오길 간절히 기다려
땅에서 피는 꽃이 있다면
바다에서 피는 꽃도 있느니
제 뼛속 붉은 피 끓여
제 살 속에 꽃 피우며
봄을 기다리는 봄도다리 있다
그 놈들 뼈 채로 썰어 씹다가
입 속에서 펑 펑 터지는 바다꽃
그 꽃소식을 알지 못한다면
당신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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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