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감 매만지는 시간
- 이월의 풀냄새
문학주
오늘 같은 날엔
우수 아직 먼 어중간한 2월엔
마른 마음이 먼저 달려가
봄으로 돌멩이 던지는 날엔
낡은 식물도감을 꺼내 매만진다
동백이나 목련,
벚꽃이나 진달래말고
기이하고도 야릇한 생김새로
제 몫의 삶이 좋다고
괴이한 이름 내민 것들
애기똥풀, 좁쌀풀, 지칭개, 노루오줌, 조뱅이...
이것들 어디 코빼기나 좀 보면서
가슴 위아래로 번지는 풀냄새도 킁킁거리며
그렇지,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막 물기 도는
무화과나무며 대추나무의
수피도 몇 번 매만져본다
이런 날엔 또
가난한 햇빛들이 많아져서
후두둑거리는 빗발처럼 넘쳐나서
이것들 창밖에 서성이지 못하고
월창(越窓)까지 해서는
도감 속 핀 꽃들을
윤기 잘잘 흐르게 하는데
그래그래, 마음 멀리 안 가도
이렇게 맑은 날은
나는 아주 조그만 존재가 되어
네 속이든 내 속이든
다 봄물 드는구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