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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애인의 연애는 정당한가

이상도



애인은 다른 남자와 연애 중이다. 나는 양지바른 쪽에서 꾸벅꾸벅 졸거나 돋보기로 개미를 태워 죽였다. 애인이 사랑하는 남자는 어떤 남자일까? 생각하는 사이, 목련이 피고 벚꽃이 피었다. 봄이 머무는 걸 느낄 수 있었으나 봄나들이 가는 병아리는 보이지 않았다. 껌을 씹으며 배달 가는 다방 레지의 슬리퍼 소리만 질질 끌렸다. 그 소리는 지하로 흘러가다 지상으로 역류하곤 했다. 애인의 연애는 정당한가? 생각하는 사이, 긴 가뭄과 한 번의 홍수가 지나갔다. 숨을 헐떡이며 좀처럼 기울지 않는 해를 보았다. 넓은 그늘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늘을 찾아 헤매는 사이, 쉽게 단풍들고 낙엽이 졌다. 애인은 나를 버렸다. 나는 아무말도 못했다. 뒤늦게 단풍놀이 가는 관광버스가 줄을 이었다. 줄지어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푸르름으로 눈이 내렸다. 애인은 나를 떠나 행복할까? 생각하는 사이, 구름의 방향이 바뀌고 누런 해가 꼴딱 저물었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골짜기로 영하의 바람이 몰려왔다. 담배연기는 매캐했고 다방의 커피는 쓰고도 달았다.



 

벚꽃의 마지막

변진한



쓸쓸한 벚꽃이 처음 피어 이틀째 비가 내리는 교정. 날개 있는 줄도 모른 채 흘려보낸 시간이 젖은 화면으로 날아오른다, 물빛의, 어제는 그리움이 될 법한 하루가 저무는 또렷한 소리를 들었으나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조마조마했다, 영화 끝나면 오르는 자막처럼 그 많던 시간들이 生 바깥으로 가버렸다니! 길이 내게로 오리라 믿었던 어리석음, 그 어리석음의 눈[目] 속으로 처음, 벚꽃 지는 풍경이 달려오고 있다



 

벚꽃몸살

파란흙



한낮, 벚꽃 아래 네가 섰다.
네 위로 반짝거리는 벚꽃 쏟아지고
네 몸을 맞힌 낱낱의 잎은
다시 튀어 올라 공중으로 흩어진다.
너는 벚꽃 속에서 점점 투명해진다.
나는 눈이 어른거려
똑바로 바라볼 수 없다.
눈을 감아도 눈꺼풀 위로
밝은 빛 무리가 개미발로 달음질을 친다.
바로 치어다볼 수 없고
눈을 감아도 외면이 되지 않는다.
기어이 벚꽃 빛 무리는 떼로
내 눈으로 비집고 들어와 이리저리 들쑤시다
목을 타고 내려가 단단한 응어리로 뭉쳤다가
가슴에 내려앉는다.
다시 보면, 벚꽃 아래 너 없고
나는 가슴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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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