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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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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비행기

김선우



강릉행 비행기를 처음 타던 날
音이 되고 싶은 내 날개
육천 피트 상공을 튀어오르네
구름이 스스로에게 실려가듯이
이대로 떨어지면 땅에 닿기 전
살은 수증기로 그저 풀어지고
잘 마른 뼈만 대관령
희망이 웃자라던 은사시숲에 떨궜으면
정강이 가슴뼈 두개골이 차례차례
푸르디푸른 화음으로 나부껴
떴다 비행기, 콜타르 같은
인간의 마을은 아득한데
아, 허공은 따뜻하구나
시속 팔백, 구백 킬로미터로
시든 어머니께 꽃 따 드리러 가는 길
스러지며 타닥, 초록 불씨를 지피는
산벚꽃나무 봄산에 만발하였네





 

하동 포구에서 굽이굽이

고재종



구례에서 하동까지 산첩첩 물첩첩으로 팔십여 리. 아침골안개 물안개 수작이 끝나면, 산은 산벚꽃 참진달래 홍도화를 우르르 터뜨려선, 그것들의 새보얗고 붉디붉은 무작정 서러운 빛깔이거나, 강은 도요새 댕기물떼새 흰고니 떼를 속속 날려선, 그것들의 신신하고 유유한 하릴없이 아득한 날개짓이거나로, 시방 내겐 요렇듯이 가슴 벅차고 치미게끔 한통속이다.

강 아래 모람모람 들어앉은 마산면 피아골 화개면 집들, 산 위 구중심처의 화엄사거나 쌍계사 절들을 보면, 어디가 이승이고 어디가 피안인지, 나는 다만 봄볕 융융한 그 사이에서 저기 달래 냉이 자운영을 캐는 산사람들 본다. 저기 은어 쏘가리 버들치를 건지는 강사람들 본다. 저들 저렇듯이 산길 물길로 흐르며 마음엔 무슨 꽃을 피우는지, 어떻게 새는 날리는지.

나는 다시 꽃구름에 홀리고 새목청에 자지러져선, 우두망찰, 먼 곳을 보며 눈시울 함뿍 적신다. 그러다 또 애기쑥국에 재첩회 한 접시로 서럽도록 맑아져선, 저 산 저렇듯이 사람들의 그리움으로 푸르러지고, 저 강 또한 사람들의 슬픔으로 꼭 그렇게 불었던 것을 내 아둔폐기로 새삼 눈치라도 채는가 마는가. 시방은 눈감아도 저기 있고 눈떠도 여기 있는 한 세상 굽이굽이다.

지리산이여, 그러면 우리가 네 노루막이 위 청천에 닿고, 섬진강이여, 우리가 네 자락 끝의 창해에 이르는 길을 찾기는 찾겠는가. 가슴속의 창날 우뚝우뚝한 것으로 스스로를 찔러 무화과 속꽃 한 송이쯤 피울지라도, 가슴속의 우북우북한 것으로 깃을 쳐 죽을 때 꼭 한 번 눈뜨고 죽는다는 눈먼새 한 마리쯤 날릴지라도, 생의 애면글면한 이 길, 누구라서 그예는 일렁거리지 않겠는가,



 

아직도 햇빛이 눈을 부시게 한다

황인숙



버스가 모퉁이를 도는 순간
햇빛이 유리창처럼 떨어졌다.
아찔!
나무가 새겨진다.
햇빛이 미세하게
벚꽃을 깎아낸다.
벚꽃들, 뭉게뭉게 벚꽃들.

청남빛 그늘 위의
희디흰 눈꺼풀들.
부셔하는 눈꺼풀들.

네게도 벚꽃의 계절이 있었다.
물론 내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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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