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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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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밖에서

이문재



네가 길이라면 나는 길
밖이다 헝겊 같은 바람 치렁거리고
마음은 한켠으로 불려다닌다
부드럽다고 중얼대며
길 밖으로 떨어져 나가는
푸른잎새들이 있다 햇살이
비치는 헝겊에 붙어, 말라가는
기억들 가벼워라
너는 한때 날 가로수라고
말했었다, 길가 가로수
그래, 그리하여 전군가도의 벚꽃쯤은
됐던 것이었을까, 그래서 봄날의
한나절 꽃들의 투신 앞에서
소스라치는 절망과 절망의 그 다음만 같은
화사함을 어쩌지 못했던 것일까
내가 길의 밖일 때
너는 길이었다
내가 꽃을 퍼부어대는 가로수일 때
너는 내달려가는 길, 아니
그위의 바퀴 같은 것이었으니
오히려 길밖이 넓다
길 아닌 것이 오히려 넓고 넓다



 

수치 가는 길

이월춘



사람이기에 그리움이 깊으면 편지를 씁니다.
내 속의 바람을 불러내는 작업이지요.
눈으로 찾아서는 보이지 않고
마음으로 두드리면 만날 수 있습니다.
서로를 반기는 마음으로 장천 행암 모롱이를 돌아가면
그리움으로 가는 길
마음 속 고향을 찾아가는 길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마을
구부러진 평화의 등허리를 만난답니다.
슬프지만 아름답게 살다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세요.
삶의 고단함을 서너 번 접어 잠시 내려놓고
기쁘고 행복한 마음을 갖고 가십시오.
꽃 지고 바다 깊어
삶의 가치가 흔들리는 나날
무겁고 버거운 만큼 가벼운 내 영혼
벚꽃과 개나리가 손마중하는 계절도 좋지만
꽃잠자리 날개마다 출렁이는 가을이 얹혀
만산홍엽이 하늘 가득 떠 있을 때도 좋습니다.
조금은 낮은 음계의 휘파람을 곁들여
보일 듯 말 듯한 어깨춤으로 걸으면
그리움의 그 깊은 병도 슬그머니 사라지고
곰살가운 풍경의 능선을 따라 새로운 사랑이
그렇게 그렇게 오실 겁니다.

*수치 - 진해시 원포동의 다른 이름.


 

늘 모자라는 밥

이월춘



넋 놓고 있다가
가을날 기온이 봄날 비슷할라치면
부스스 몇 송이 꽃 피우는 것들이 있지
개나리, 벚꽃, 철쭉, 미치광이풀꽃
가히 얼빠진 족속이지만
아무나 그런 것은 아니지
분명 봄식구들이건만
겨울에 꽃을 피우는 살짝 돌아버린 꽃들
사람이나 꽃이나 제 살 곳에 살아야지
사람이나 꽃이나 그냥 살 수는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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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