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김휘승
봄날, 꽃들은 피는데, 백치 같은 표정으로 마주치는 것은 목련이라고 했다, 속없이, 환하게 눈 가리다가 더 환하게 뿌려지는 것은 그냥 개나리 라고 했다, 떠나든 잊히든 죽든, 꽃 핀다며 비릿하게 번지는 것은 진달래라고, 뜻 지워진 이름을 중얼거린다고 했다, 봄날, 때도 자리도 없이 다 닳았는데,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쏟아지는 것은 그냥 벚꽃쯤으로 본다고 했다. 그렇게 헛구역질로 드러난 몸이, 속 보이듯, 피고 지며 퍼져가는 것밖에 모른다고,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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