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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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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봄

박등



관광버스를 탔다네
아들 학교 엄마들과 벚꽃구경 간다네
아코디언처럼 펼치면 길게 늘어나는 서글픔
접어두고 간다네

살면서 늘 꽃길이기를 바라지 않았겠는가
남편이 커다란 나무그늘이기를 바라지 않았겠는가

이제는 온 몸뚱이로 가족의 그늘이 돼버린
기미 만발한 40대 중년
태운 속만큼 한숨 속에서도 그을음 묻어나고
마음의 문풍지 찢어질 듯 울어대도
하루쯤은 진분홍 복사꽃으로 피어나
‘열아홉 순정’을 불러보고도 싶다네
맘속 허기, 설렘으로 채워보고도 싶다네

삶이란 갈아입기 쉽지 않은 옷 한 벌
간다네
느슨하게 풀려 간다네



 

봄을 따라서 북상하면

이창윤



「마이애미 비치」를 떠난 봄은
「선샤인」 프리웨이를 타고 시속 100마일로 북상하다가
「오칼라」에서 75번 프리웨이로 접어든다.
시속 65마일, 「조지아」주의 속도제한으로
「발도스타」와 「매이컨」을 서서히 지나면
봄은 「애틀란타」에 미리 와서
거대한 소나무들 사이에
「아젤리아」와 「독우드」를 만발시켜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녀를 먼저 떠나보내고 나는
한 열흘 동안 「애틀란타」에 머물면서
함께 늙어가기에 고마운 동창들과 어울려 골프도 치고
고춧가루를 듬뿍 뿌리는 한국 음식점도 드나들고
그들의 정원 일도 도우다가
그녀의 치맛자락 스친 자리가 완연한
「테네시」와 「켄터키」주의 산을 넘고 계곡을 돌아서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에서
기다리고 있는 봄을 다시 만난다.
나는 그녀를 여기서 며칠 더 머물게 하고
아침 일찍 출발하면 오후에는
「미시간」주의 「훌린트」에 도착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수천 개의 수선화로
봄을 맞기 위하여
겨울 바람에 떨어진 나뭇가지들을 주워 내고
못다 치운 지난해의 낙엽도 말끔히 끌어내고
정원길을 끼고 도는 돌담도
가지런히 손질 해야 한다.

게능금꽃과 벚꽃이
「미시간」의 호반을 덮어 버리기 전에
「카나다」 국적의 제비와 기러기를 데불고
봄은 또 북상할 것이다
우유빛 감도는 저 빙하의 호수 속에
얼굴을 묻고 잠자는 산봉우리들
이름을 묻지 않고 그 고움만 보고 온
「록키」 산맥에서 만난 꽃들
그 맑은 영혼의 얼굴들이 그리우면
나는 한 열흘간
다시 「카나다」 여행을 떠날 것이다

떠나 언제쯤이면 될까
「제주도」를 떠난 봄이 「부산」항에 이르면
함께 완행열차를 타고
「한」강과 「대동」강을 건너서
「고구려」와 「발해」의 옛 영토를 지나서
저 「시베리아」 벌판이 일시에
꽃으로 덮이는 것을 보는 것은.




 

번지점프

김석봉



이른 아침, 산책길을 거닐며
밤새 燈을 밝히고 섰던 왕벚꽃들을 보니
창 밖을 내다보는 아이들 얼굴 같기도 하고
지지배배 제비들 수다 같기도 하다

저 녀석들 발목에 색실을 매어 주면 어떨까

아직 어린 녀석에겐 푸른 실을
조금 철이 든 녀석에겐 노란 실을
성숙한 녀석에겐 빨간 실을 매어 주면서
자, 이제 마음껏 뛰어내리렴......
어깨를 툭툭 쳐주며 격려도 해주면
왕벚꽃들은 금방이라도 번지점프를 하듯
形形色色 뛰어내릴지도 모를 일이다

가뿐하게 흩날리는 벚꽃잎들을
어린 풀과 어린 팽나무는
목이 빠져라 아찔하게 올려다볼 테지만
꽃잎 한 장보다 가벼운 햇살,
저 햇살이 늘 그러했던 것처럼
과하지 않게, 넘치지 않게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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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