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h e r r y c . c o m

unbgm_소리없이







p o e m

s o n g

c h e r r y

n o t e




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구룡폭포 가는 길

곽재구



가시내야
산벚꽃나무 꽃이 피었다.

별들보다도 많이
별들의 꽃가루보다도 많이
별들의 파도소리보다 더 설레이게

가시내야
산벚꽃나무 꽃이 피었다

나이 스물한 살
가슴에 김일성 뱃지를 달고
산벚꽃 꽃잎 같은 작은 입술 오물거리며
우리의 소원 노래를 부르는
너의 원적지는 충청도 해미 어디

가시내야
내 스물한 살 적엔
세상이 온통 시의 꽃밭이어서
꽃 위에서 뒹굴고 씨름하고 한없이 굶고 기다리고
꽃 위에서 술 마시고 울고 사랑하고 토하고
그러다가 꽃이 지면 잠이 들었지

꽃 핀 들판에서는
38선도 지뢰밭도 별게 아니어서
그 혹독한 박정희 씨도 지미 카터 씨도 김일성 씨도
핫바지처럼 다 별게 아니어서
그만 한 두릅에 엮어
대관령 황태 덕장의 눈보라 속에
씨잉 씽 정신 얼얼하게 걸쳐두곤 했는데

가시내야
볼우물 위에
한없이 아름다운 복사꽃 두 잎도 피어서
만물상도 삼일포도 어둠침침한 장전항 포구도
그만 꽃 핀 봄바람이게 만드는

가시내야
꽃이 진 다음에도
또다시 꽃이 피는 마음이 있다.






 

조선을 거닐던 아라비아 토인

윤향기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 2학년 교실 갈탄 난로는 눈이 벌겋다. 김치 국물에 물든 밥알을 씹어서가 아니라 아라비아 토인*이라고 놀려서가 아니라 촌놈이라고 깔봐서가 아니라 시계를 잃어버린 급장이 옆지기와 의미심장한 웃음에 빨대를 꽂고 의심을 빨아올리며 쩝쩝 낄낄 토인에게 손가락질을 한 때문이었다. 극심한 왕따를 견디지 못한 토인은 자퇴*한 후 국화를 심으며 시를 뿌리고 미투리를 삼으며 시를 짓고 산 이름을 부르며 온몸에 시를 사경寫經하였다 질마재 시성 미당이 그 학교 교수로 부임하던 날은 벚꽃 쏟아지듯 비가 내렸다



*동국대의 전신
*아라비아 토인: 서정주 시인을 학교 친구들이 까만 촌놈이라고 놀릴 때 부르던 별명

 

벚나무 아래서

김진숙



멀리서 누군가 바람의 손을 흔듭니다

연분홍 보조개가 웃을까 말까 간지러운 듯

하나 둘 꽃잎들이 하얀 치아를 내밉니다

바람의 손길이 스치는 곳마다 보조개가 패이고

서성거리고 있던 나무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립니다

벚꽃이 풀풀 흩날립니다.



prev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 43 [44][45][46][47][48][49][50][51][52][53][54] next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herais



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