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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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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이윤학



노인 부부는
분식점 철제 의자에 앉아
라면 면발을 걷어들이고 있다.

두터운 안경 알.
김이 서린 안경 알.
검은 뿔테 속
바로 앞을 가린 안경 알.

알루미늄 샤시 문 활짝 열린
분식점 안은 라면 면발
걷어들이는 소리만 남는다.

말이 필요 없어지는 나이
김이 걷히면 국물만 남는다.
신 김장김치 쪼가리
국물에 헹궈먹는다.
저번 生 언젠가 한 번은
와본 곳이라는 생각이
가물거린다.

웃는 눈동자
흰자위만 널린 대낮까지 왔다.



 

똥끝

김용범



제주도에서 피기 시작한 벚꽃의 화신이 바다를 건너 남해안 일대에 상륙했다. 이제 일주일이면 한반도 전역에 꽃불이 번질 것이다. 다투어 피는 꽃들의 만개 아 아름답도다 금수강산 삼천리에 꽃불이 번져 황홀하게 꽃불이 번져 어지럽게 꿀벌은 날고 아름다워라 이 강산 이제 피울음 토하듯 진달래도 피고 화사하게 개벚꽃도 피리니 그 얼마나 아름다우리요 강산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날 때 우리도 저 꽃처럼 환하게 살판이 난다면 얼마나 좋으리 .

놀아도 좋다 교육부장관 말 한마디에 속아 판판이 놀다가 뒤죽 박죽된 수능시험 준비에 똥끝이 타는 고3들아 혹은 고3 엄마들아. 얼마나 복장 터지겠느냐. 믿을 놈도 한 놈 없고 제가 뱉은 말에 책임지는 놈도 하나 없는 좆같은 세상.

이 강산 온 들판에 꽃불이여 번져라 환하게 타올라라 제멋대로 강산을 태워버려라



 

포장마차에서

원영래



잠이 오지 않았어.
절정의 신음으로
입술 활짝 벌린
벚꽃이
정염(情炎)으로 활활 타오르는데
상념의 심지는
꺼질 줄 몰라

집을 나섰어.
가로등 잠든 호수길
정사 치른 듯
벚꽃은 나른히 졸고 있고
불 꺼진 도심으로
적막한 안개 내리는데
어디로 가야하나
아스라이 보이는 어화(漁火)에 홀려
채집되는 오징어처럼
몽롱히 어선으로 빨려들었어.

흐릿한 불빛 흔들리는 어선에는
해파리처럼 흐느적거리는 오징어들
처음처럼 모습을 상실한 채
흥건히 새벽이슬에 젖어 있었어
구석 후미진 곳에
홀로 자리 잡고
처음처럼 돌아갈 수 있으려나
한 잔 또 한 잔을
목구멍에 밀어 넣었지만
심중에 붙은
불은 꺼지지 않고
까만 재만 남았지.

불 꺼진 어선을 나서는데
여명의 목련꽃 한 조각
내 어깨를 치더라.

세월이 약이라고.  




*처음처럼-경월소주 이름
새벽이슬- 진로 소주 참이슬의 별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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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