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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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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다구리

김낙필



PC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딱다구리 나무 쪼는 소리같아
벌떡 일어나
주섬주섬 등산 도구를 챙긴다.
참나무 숲이건 상수리나무 숲이건
딱다구리가 길게 늘어뜨린 줄 따라
그늘진 산기슭
아직 꽃잎 흐드러진
벚꽃 계단을 오른다.

깔딱 고개에서 숨 고르고
늦은봄 햇쌀 눈시리게 받으며
능선 따라 굴러간다.
위 아래 산등성이로
진달래가 지천이다.
능선 외길 스치는 바람과
실없는 농담 주고 받으며
딱다구리놈 자판 두드리는 소리찾아
반나절 산을 기웃기웃 거린다.

환청은
내가 걷는 길  반대편으로
멀어져 가고 있었다.
봄이나 꽃들이나 풍경들은
자취나 색깔일뿐
내가 원하는 소리로써
소임을 다하지는 못했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와
딱다구리 나무구멍 뚫는 소리를
구분 못하듯
꿈과 현실은 팽팽하게
모호하다.

삶의 반은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
그 반의 반은
내 그림자를 위하여
그 반의 반의 반은
딱다구리 너의
구멍뚫는 소리를 위하여
헌신 한다.

굴과 낙지와 새우와 된장과 마늘
생강과 감자와 굵은소금과 쪽파가 끓는
양은 냄비 속에서
딱다구리가 상수리나무 배때기에
구멍뚫는 소리가 또 들려온다.

냄비 뚜껑을 열고
딱다구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고
뚜껑을 닫는다.



 

소연(素淵)을 기다리며

심지향



일 년이 지났다
무심한 사람
수화기를 든다
뚜․뚜․뚜․통화중
다시 수화기를 든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으니...

뒤틀린 심사에 비치는
달빛도 차가운데
언제부터
그 곳에 있었나
지천으로 흐드러져 피어버린
벚꽃이 천박하다



 

벚꽃

이외수



오늘 햇빛 이렇게 화사한 마을
빵 한 조각을 먹는다
아 부끄러워라
나는 왜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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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