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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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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오세영



죽음은 다시 죽을 수 없으므로
영원하다.
이 지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영원을 위해 스스로
독배(毒杯)를 드는 연인들의
마지막 입맞춤같이
벚꽃은
아름다움의 절정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종말을 거부하는 죽음의 의식(儀式),
정사(情死)의
미학.




 

산벚꽃나무하고 여자 그림자하고

최정례
    


그는 산벚꽃나무와 여자 그림자 하나 데리고 살지요
그는 돈도 없고 처자도 없고 집도 없고 그는 늙었지요
바위 구멍 굴딱지 같은 곳에서 기어나와 한참을 앉아 있지요
서성거리지요
산벚꽃나무 기운없이 늘어진 걸 보니 봄이 왔지요
냄비를 부시다 말고
앓아 누운 여자 그림자를 안아다
양지 쪽에 눕히고
햇빛을 깔고 햇빛을 덮어주고
종잇장같이 얇은 그녀도 하얗게 늙어가지요
산벚꽃나무 장님처녀 눈곱 달듯
한두 송이 꽃 매달지요
그녀의 이마가 그녀의 볼이 따뜻하지요
아니 차디차지요
이 봄은 믿을 수가 없지요
그녀를 눕혔던 자리 아지랭이 피어오르고
그녀가 천천히 날아가지요
산벚꽃나무 너무 늙어 겨우 꽃잎
두 장 매달았다 떨구지요
또 봄은 가지요
그녀는 세상에 없는 여자고
그래도 그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지요
산벚꽃나무하고 여자 그림자하고



 

산벚꽃 나타날 때

황동규



물오른 참나무 사이사이로 산벚꽃 나타날때
더도말고
전라북도 진안군 한 자락을 한나절 걷는다면
이 지상(地上)살이 원(願) 반쯤 푼 것으로 삼으리.
장수물과 무주 물이 흘러와 소리 죽이며 서로 몸을 섞는
죽도 근처
아니면 조금 아래
댐의 키가 조금씩 불어나고 있는 용담 근처.
알맞게 데워진 공기 속에 새들이 몸 떨며 날고
길가엔 조팝꽃 하얀 정(情) 뿜어댈 때
그 건너 색깔 딱히 부르기 힘든 물오른 참나무들
사이사이
구름보다 더 하늘 구름 산벚꽃 구름!
그 찬란한 구름장들 여기저기 걸어놓고
그 휘장들을 들치고 한번 안으로 들어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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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