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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폴라로이드 사진

김지혜



여자가 함지박만하게 웃고 있다 여자의 말아 올려진 입꼬리를 따라 벚꽃들이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 그러나 웃음소리는 사진 가득 뿌옇게 뒤틀려 들리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진들 틈에서 누렇게 빛 바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벚꽃 흐드러진 봄날 한 때의 무아지경 같은 찰나였음을 기억하는 눈 하나 있어, 웃고 있는 여자의 사진 한 장 다시 찍힌다 복구된다 벚꽃이 공중에 아우성처럼 부풀어오르고 곧 여자의 입에서 웃음이 탄성처럼 터져나온다 점점 벌어지는 저 입! 벌려진 시간의 목젖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저 검은 숯덩어리! 렌즈를 들여다보고 있는 눈에 불기둥이 솟아오른다 찰칵, 목젖으로 불이 붙는다 순간, 누구도 틀어막지 못할 구멍이 뚫린다 뚫린 심연 속에 봄날의 한 컷이 벚꽃의 아우성처럼 타오른다 활활 다물어지지 않는다 사각의 틈 속으로 여자의 웃음소리가 끌려와 붙잡힌다 이윽고 구멍 속의 시간이, 입을 벌린 채 누렇게 바래기 시작한다



 

야외 수업

박정대



봄날 오후
아이들과 함께
뒤뜰에서
야외 수업을 하네

주제는
벚꽃 감상하기
내용은
벚꽃이 바람에 한없이 휘날립니다
준비물,
벚꽃나무 다섯 그루
은은한 바람 서너 장

그리고 먼 곳의
낮달 한 척



 

힘센 체념

황규관



봄볕에 섞인 것이
하늘의 부드러운 손바닥임을 느낄 때
혹은 화사한 벚꽃 그늘 아래서
옅은 살냄새를 맡을 때는
무언가를 움켜쥐었던 마음의 아귀가
스르르 풀어진 때다
알에서 막 깨어난 어린 새의 부리질 같은
버드나무 새잎이
일순 냇가의 풍경을 바꿔놓는 것도
겨우내 딱딱해진 나무 가지가
자신을 바깥에 내준 순간부터인데
이제 당신도 가라
그래야 내가 다른 삶을 살 수 있겠다
아주 사소한 햇볕 속에서
다른 세상을 볼 때는
나마저 체념하겠다 눈감는 때,
그 힘이 온몸을 휘젓는 순간이다
당신이라는 흔적이 새롭게 뜨거워져
내가 풍경이 되는 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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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