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h e r r y c . c o m

unbgm_소리없이







p o e m

s o n g

c h e r r y

n o t e




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시인 L氏의 어느 하루

이이상



시를 쓰다가 잠들었는데
방 안은 숲이 되고
연필은 벚꽃나무가 되었다
우,수,수 - 미완의 시가
떨어져내린다 비듬처럼,
이제, 새들은 움직이지도
울지도 않는다
햇살이 살수(殺手)로 다가와
나무를 태우기 시작했다
깨어나 연필을 찿았지만
어디로 사라지고 없다
서랍에서 새 연필을 꺼내
정성스레 깎았다
바람에 실려 꽃향기가
코 끝을 휙 찌르며 스쳐갔다
빙판 위에 스케이트 칼날이
선을 긋듯 시 한 줄 쉬-익,



 

버찌는 벚나무 공장에서 만든다

박정대



촛불을 켜들고, 나는 이제서야 내가 만든 음악을 듣는다
그녀는 지금 밥 딜런 공장에서 만든 노래를 듣고
그는 밤새도록 알베르 카뮈 공장에서 만든 책을 읽는다
맥주는 맥주 공장에서 만든 것이다. 휴일에 만든 맥주에는 불량품이 많다
그 많던 벚꽃잎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저 나뭇잎 공장에서는 왜 백만 년 전부터 고독의 음악만 만들고 있나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 사랑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나는 대답한다. 백 년 동안 고독해지세요
누군가 다시 나에게 묻는다. 고독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요.
백년 동안, 사랑을 하세요

그러나 지금은 버찌들도 다 떨어지고 벚나무 공장도 문을 닫을 시간,
노을이 지는 그대의 아름다운 공장으로 가서 누군가 밤새도록
촛불을 밝히는 시간

음악이 있는 곳에서, 음악이 다 떨어진 곳에서
촛불을 켜들고, 그래도 버찌는 벚나무 공장에서 만든다



 

그녀의 입술은 따스하고 당신의 것은 차거든

최정례



그러니, 제발 날 놓아줘,
당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거든, 그러니 제발,

저지방 우유, 고등어, 클리넥스, 고무장갑을 싣고
트렁크를 꽝 내리닫는데…
부드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플리즈 릴리즈 미가 흘러나오네
건너편에 세워둔 차 안에서 개 한 마리 차창을 긁으며 울부짖네

이 나라는 다알리아가 쟁반만 해, 벚꽃도 주먹만 해
지지도 않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피어만 있다고
은영이가 전화했을 때

느닷없이 옆 차가 다가와 내 차를 꽝 박네
운전수가 튀어나와
아줌마, 내가 이렇게 돌고 있는데
거기서 튀어나오면 어떻게 해
그래도 노래는 멈출 줄을 모르네

쇼핑 카트를 반환하러 간 사람, 동전을 뺀다고 가서는 오지를 않네
은영이는 전화를 끊지를 않네

내가 도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핸들을 꺾었잖아요
듣지도 않고 남자는 재빨리 흰 스프레이를 꺼내
바닥에 죽죽죽 금을 긋네

십 분이 지나고 이십 분이 지나도 쇼핑센터를 빠져나가는 차들
스피커에선 또 그 노래
이런 삶은 낭비야, 이건 죄악이야,
날 놓아줘, 부탁해, 제발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날 놓아줘

그 나물에 그 밥
쟁반만 한 다알리아에 주먹만 한 벚꽃
그 노래에 그 타령
지난번에도 산 것을 또 사서 실었네

옆 차가 내 차를 박았단 말이야 소리쳐도
은영이는 전화를 끊지를 않네
훌쩍이면서
여기는 블루베리가 공짜야 공원에 가면
바께쓰로 하나 가득 따 담을 수 있어
블루베리 힐에 놀러가서 블루베리 케익을 만들자구

플리즈 릴리즈 미, 널 더 이상 사랑하지 않거든
그녀의 입술은 따스하고 당신의 것은 차거든
그러니 제발, 날 놔줘.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놓아 달란 말이야




prev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43][44][45][46][47][48][49] 50 [51][52][53][54] next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herais



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