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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a l l  ㄱ 41  ㄴ 3  ㄷ 1  ㄹ 1  ㅁ 7  ㅂ 14  ㅅ 7  ㅇ 49  ㅈ 15  ㅊ 9  ㅋ 0  ㅌ 0  ㅍ 1  ㅎ 12  & 1 
 

버찌들

이면우



아이는 아홉 살 팔 개월이 됐다 화장실 문 안 닫고 오줌발 쏴 십 팔 평 아파트 아침 가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로 채워 놓는다 무어든 뒤집어 벗기 거실에서 제 방까지 대여섯 발짝 풍풍 내닫기 방문 잠그고 랩 흥얼대는 통에 자주 소란해졌다 그런 아이에게 봉투 열면 강아지 불쑥 솟아 고개 까딱대는 편지가 왔다 거기 커다랗게 단 두 마디 너 나 좋아하지? 나 너 찍었어 삼층 바닥까지 솟은 벚나무 무성한 잎 새로 연초록 버찌들 언뜻언뜻 비치더니 어느새 붉고 검은 마침표 찍는 오월 손가락 새에 눌러 보면 영 안 지워질 듯 진보라로 물들였다 그 벚나무 아래 철 이른 수박 실은 포터 머물다 가고 산보 나온 신혼부부 나란히 고개 젖혀 올려다보는 저녁 강아지 편지 발송인에 대해 묻자 아이는 노래하듯 버얼써 끝났어요 걘 바람둥이예요 지금은 내 동무하고 좋아하는 중인 걸요 점점 뜨거워지는 밤 먼저 잠든 아이 이마에 맺힌 맑은 버찌들 손바닥으로 훔쳐 주었다.



 

봄날

박세현



그런 게 있다, 봄날
어떻게 할 수 없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
어른들은 손살이 풀렸다고 하던데
그런 순간이었을까
탤런트 이정섭이 잘 부르던
봄날은 간다를 듣고 싶을 때
그도, 아낄 게 있어야 한다며
함부로 부르지 않고 뺄때
그나이 든 귀여움처럼
아낄 게 있으면 좋겠고
빼고 싶은 일도 있었으면 싶은
순간에
잠시 빼는 시늉을 하며
능청스런 탐미주의의 한 극점을
한영애의 목소리를 빌려 들을 때
하르르 끼쳐오던 관능을
손으로 저어 뿌리치며
벚꽃 혼란히 흩어지던
정선 아리랑의 숨겨진 구절을
느리게 돌아나오다 갑자기
눈앞에서 모든 게 딱 정지되며
천천히 다가와 엉기는
그런 삶을 다시 연습하는




 

벚꽃 나무 주소

박해람



벚꽃 나무의 고향은
저 쪽 겨울이다.
겉과 속의 모양이 서로 보이지 않는 것들
모두 두 개의 세상을 동시에 살고 있는 것들이다
봄에 휘날리는 저 벚꽃 눈발도
겨울 내내 얼려두었던 벚꽃나무의
수취불명의 주소들이다
겨울동안 이승에서 조용히 눈감는 벚꽃 나무
모든 주소를 꽁꽁 닫아두고
흰빛으로 쌓였던 그동안의 주소들을 지금
저렇게 찢어 날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죽은 이의 앞으로 도착한
여러 통의 우편물을 들고
내가 이 봄날에 남아 하는 일이란
그저 펄펄 날리는 환 한 날들에 취해
떨어져 내리는 저 봄날의 차편을 놓치는 것이다

벚꽃 나무와 그 꽃이 다른 객지를 떠돌 듯
몸과 마음도 사실 그 주소가 다르다
그러나 가끔 이 존재도 없이 설레는 마음이
나를 잠깐 환하게 하는 때
벚꽃이 피는 이 주소는 지금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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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