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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아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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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벚꽃

이향아


  
너무 늦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와 볼 걸
전주에서 군산 가는 백리 길가에
벚꽃이 미칠 듯이 만발했단 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꽃이니까 꽃이겠지 봐야만 알까
기껏하면 구름이겠지
아니면 목이 타는 아우성이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넘치는 눈물
그렸다 허물었다 못들은 척했다
이제야 멋을 내고 군산 벚꽃 보러 왔다
그러나 늦었다
살기가 고달파도 진작 와 볼 걸
헌 신발 끌고서 다니던 길로
억지로라도 그냥 와 볼 걸
그대로 이럴 줄은 차마 몰랐다



 

벚꽃 흐벅진 골

이진규



저기 저 구릉
벚꽃무더기 흐벅진 골
이쯤에 서서 바라본다
거기
사향노루 펄쩍 뛰던 발끝에
채여 넘어진 시간을 주워들면

누런 주전자 주둥이 물고
다리 풀린 걸음 걷는 아이
상고머리 위로
톡톡 튀는 볕의 나락들
와르르 떨어져
둑길을 앞서 꽃무더기 밟으며 걸어가고

산밭에 푸성귀 같은 쉬어버린 목소리
보습에 잘려 덮일 때마다
더딘 누렁 소의 거친 숨은
쇠개개비의 휘파람소리 뒤로
워낭마저 숨가쁘게 울려대는데

탁한 막걸리에 취해 흐르는
저기 저 구릉에
봄이 취해서 뒤집어질 때마다
내 아버지 뒤꿈치 갈라진 틈으로 흐르던
걸쭉한 술내가
내 목 줄기를 타고
봄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다
내 가슴에 구릉을 내고 있다




*워낭-소나 말의 목에 다는 종
*보습-쟁기나 극젱이의 술바닥에 맞추는 삽 같은 쇠



 

봄날 초소 앞에서

이국헌



손안에 땀이 솟는 초봄의 소리는 오후 햇살 익어 갈 때, 어느 군부대 앞산 자락에서
울며 나르는 봄 꿩의 외마디 울음소리다

때마침, 산꽃이 바람결에 눈처럼 날린다
날리는 꽃잎들 사이로 흰나비 한 쌍 물살 거슬러 오르듯 내 눈빛이 거슬러 먼 산 위로 떠올랐다가 퍼진다

병사의 푸른 어깨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추억처럼 보이는 산꽃 잎들
봄날의 기운을 경제하는 초병의 봄빛 눈빛과 초롱히 빛난다

실바람에 팽팽하게 당긴 시선 속엔 강물처럼 흐르는 추억이 떠오른다
젊은 날의 눈빛이 흐르고  머문다 잠시 또 하나의 탄성이 산을 탄다

먼 산에서 그 여인의 젖은 등허리 같은 산을  쓰담고 돌아앉은 오후 침묵을 깨우는 절교
산꽃이 봄 바람에 우수수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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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히. 잘못 옮긴 문장은 알려주십시오..